시간과 예산을 초과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인테리어를 마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공사 일정과 범위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일입니다. 작은 방을 손보는 일 보다 집 전체를 손보는 일에 사람과 시간이 더욱 많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람과 시간은 곧 예산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정해진 예산이 있거나 혹은 예산을 줄여야 하는 경우에는 계획 세우기가 더욱 필수적입니다.
필요한 공간에 필요한 만큼 손을 대는 것은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줍니다. 도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사 갈 집에 깨끗하지만 큰 꽃무늬가 인상적인 안방 벽지가 있습니다. 이사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벽지를 바꾸기 위한 선택지를 골라야만 합니다. 안방은 서재로 쓸 생각이기 때문에 넓어 보이기보다는 안락하고 무게감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계획을 세워두었습니다. 기존 벽지를 원하는 벽지로 깔끔하게 바꾸기 위해서 철거는 물론, 초배지 작업과 벽지 시공까지 마르는 시간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촉박한 시간을 고려하면 작은 방 한 칸 정도는 좋아하는 색 페인트를 발라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기존 벽지의 요철이 크지 않고 깔끔했으며, 시공할 페인트의 색이 짙어 젯소도 두껍게 바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방의 크기도 크지 않기 때문에 이틀 동안 저녁 시간을 투자하면 이사 전까지 셀프 인테리어를 시도하여 인건비도 줄일 수 있겠습니다. 모든 것을 결정하고 퇴근 후에 페인트점에 들러 수성 페인트 한 통과 젯소 등 페인트용 물품을 사 옵니다.
간단한 의사 결정 흐름이지만 무엇을 해야 할 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일정을 어떻게 사용할지, 예산을 얼마나 쓰면 될지가 눈에 보입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계획 세우는 법은 위의 예시처럼 인테리어를 시도하기 전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입니다. 이사나 사는 공간 전반을 바꾸는 작업뿐 아니라 작은 공간을 바꾸는 작업에서도 아래 리스트를 참고하시면 셀프 인테리어를 시도하실 때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입니다.
1. 공간 별 스타일 확정
살고 싶은 공간이 어떤 공간일지 미리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모던, 내추럴, 빈티지 등 인테리어 스타일을 키워드로 삼아서 결정하여도 좋고 쓰임새에 따라 결정하여도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반적인 색감과 분위기, 들어설 가구를 고려한 동선을 충분히 고려하여 90% 이상은 확정적으로 결정을 내려두어야 이후 과정에서 콘셉트 변경 등의 고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집의 모든 부분을 바꿀 수 없거나 일부만 시공할 때, 기존의 가구나 구성품을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예산과 시간을 상당 부분 아낄 수 있습니다.
2. 인테리어를 시도할 공간을 결정
어떤 분위기의 집에 살고 싶은지 결정했다면 그 다음은 어떤 공간에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를 입힐지 결정해야 합니다. 모던한 분위기의 집이라도 넓은 면적의 거실은 블랙과 화이트로 모던한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 따스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내야 하는 침실에는 블랙의 비율을 줄이고 식물의 비율을 높이는 등의 조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간 별로 어떤 것은 바꾸고, 어떤 것은 바꾸지 않을지, 시공이 필요한지, 가구 배치 등의 스타일링만 진행하면 될지 여부도 결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거친 후에는 어떤 공간에 어떤 인테리어가 필요한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3. 2번 과정 토대로 필요한 시공 정리
필자는 인테리어를 전문장비와 전문가가 필요한 시공과 갖가지 물건 등으로 공간을 꾸미는 스타일링의 두 과정으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스타일링의 경우에는 배치를 바꾸거나 구성품을 바꾸는 등의 시도로 공간 자체가 바뀌지 않지만, 시공의 경우에는 수리와 설치는 물론 집 구조까지 변경하는 대규모 변화가 일어납니다. 요즘은 충분한 정보가 갖추어져 있고 장비가 발달하여 시공의 영역까지 셀프 인테리어를 도전해볼 수 있지만, 여건이 된다면 전문 업체에 맞기는 것이 퀄리티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시공은 공간에 변화를 크게 주는 만큼 살고 있는 동안에 시도하기보다는 이사 직전에 시도하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생활하기 전에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분위기를 잡아주는 공정이 많은 만큼 집의 공간 중 아래 공정이 필요한 공간이 어떤 곳인지, 공간 별로 분류가 끝났으면 항목 별로 다시 모아 최종적으로 필요한 시공은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인테리어 계획 시 고려해야 하는 시공 과정> 철거 / 전기 공사 /설비 / 목공 / 필름 및 페인트 / 도배 / 타일 / 싱크대 /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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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공 기간과 일정 정리
여러차례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 시간은 곧 예산이 됩니다. 결정한 부분들을 전부 셀프로 진행한다고 하여도 작업 기간과 절차를 정리하는 것은 하자를 줄여 퀄리티를 높여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철저하게 준비하셔야 해요. 이를테면 페인트나 벽지는 마르는데 시간이 걸리고 튀거나 엎어지는 등의 문제도 발생합니다. 그런데 페인트 이전에 일정 문제로 장판이나 바닥을 먼저 시공해버리면 기껏 새로 깔아놓은 바닥재에 오염이 생기는 등의 속 쓰린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기간이 넉넉하면 넉넉하기 때문에, 짧으면 짧기 때문에 최대한 일정 조절을 꼼꼼히 하시길 바랍니다. 무척 머리가 아픈 일이기는 하지만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이 작업을 잘해두시면 공정 중에 생기는 일정을 조절하는 것도 한층 편해질 거예요.
5. 셀프와 반 셀프 결정
필요한 시공 종류와 기간을 결정했다면 그 중에 스스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가 가능한 항목과,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항목을 결정합니다. 모든 것을 스스로 시공하면 인건비가 무척 절약될 뿐 아니라 집안 구석구석에 내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에 뿌듯하고 여차할 때 바꾸기 편하나, 오래도록 두고 써야 하는 설비나 전문 장비가 없으면 안전상의 문제도 생기는 철거 등의 항목은 A/S 등을 받기 위하여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셀프 인테리어는 배선 안에서 조명만을 바꾸는 작업, 필름지나 페인트 도색, 도배 등이 추천됩니다.
6. 필요한 마감재 결정
반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 마감재는 업체 측이 제안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지만 나만의 집을 꾸미고 싶은 경우에는 스스로 선택한 마감재를 전달하여 시공할 수도 있어요.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할 부분 뿐 아니라 업체 측에 맡길 마감재가 있다면 시공 전 미리 선택하여둔 뒤, 업체가 시공을 시작하는 날짜와 일정에 맞게 배송을 받는 등의 준비를 해 두어야 합니다. 배송 일자가 늦어지거나 누락이나 변경이 생길 경우 그대로 시공 일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떤 인테리어 방식을 선택하던 퀄리티나 마감에 영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7. 공구와 도구, 재료 준비
공간 별 스타일과 시공할 부분, 반 셀프 인테리어의 경우 일정 정리와 업체 선정까지 끝낸 후에는 셀프 인테리어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공간과 시공 별로 꼭 필요한 전문 장비가 있기 때문에 무턱대로 시작했다가 재료가 부족하여 마감을 할 수 없게 되거나, 장비가 달라서 적당한 대체재를 찾을 때까지 시공 현장을 방치해야 하는 끔찍한 상황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 투자하는 비용이 아까워 나중에 전문가를 불러야만 하는 일이 없도록 꼼꼼하게 따져보시고 시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소개해드린 절차가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위의 과정과 리스트가 100% 인테리어를 성공하는 비법이라고 할 수 없지만, 실패하지 않는 인테리어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되어드릴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떤 일이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인테리어 또한 그러합니다. 조금은 복잡하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한 번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안락하고 편안한 홈 스위트홈을 위한 첫 단추이자 계단이 되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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